쏘나타 950만 원에서 1,285만 원까지…트림 따라 두 배 뛴 90년대 가격 구조
“풀옵션 4,550만 원 실화?” 1세대 그랜저, 지금보다 더 비쌌다
1995년 6월, 자동차 가격표를 펼쳐 보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숫자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라면 한 봉지 300원, 짜장면 2,000원이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때 등장한 현대차 주요 모델들의 가격은 지금 기준으로 보면 놀라울 정도로 낮아 보이지만, 옵션을 더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특히 1세대 그랜저의 가격 구조는 당시 소비 시장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기본형은 1,850만 원이었지만, 최상위 트림에 각종 옵션을 더하면 4,550만 원까지 치솟았습니다. 단순히 “옛날엔 쌌다”라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1세대 그랜저, 1,850만 원의 출발
현대 그랜저 1세대는 당시 국내 고급 세단의 상징이었습니다. 1995년 기준 수동 기본형 가격은 1,850만 원부터 시작했습니다. 지금의 중형차 가격과 비슷해 보이지만, 당시 평균 소득을 감안하면 결코 가벼운 금액이 아니었습니다.
그랜저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사회적 지위를 상징하는 모델이었습니다. 대기업 임원차, 성공의 상징이라는 이미지가 강했고, 그만큼 가격도 ‘프리미엄’ 영역에 속했습니다.
문제는 기본형과 상위 트림 사이의 간극이었습니다. 옵션 선택에 따라 차량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졌고, 가격 역시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옵션 더하면 4,550만 원…두 배 넘는 격차
당시 그랜저의 최상위 트림에 각종 편의·안전 사양을 더하면 가격은 4,550만 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시작가 대비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이었습니다.
ABS, 고급 오디오, 전동 시트, 가죽 내장, 자동 변속기 등 지금은 기본에 가까운 사양들이 모두 추가 비용 대상이었습니다. 소비자는 카탈로그를 보며 하나하나 선택해야 했고, 선택이 쌓일수록 가격표 숫자도 빠르게 올라갔습니다.
결국 ‘깡통’과 ‘풀옵션’은 완전히 다른 차처럼 인식됐습니다. 외형은 같지만, 실내와 체감 품질은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 구조가 당시 자동차 시장의 특징이었습니다.
쏘나타·마르샤도 예외 아니었다
1세대 소나타
현대 쏘나타 1세대는 1.8 수동 기본 트림이 950만 원부터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상위 트림에 ABS와 자동 변속기를 더하면 1,285만 원 수준까지 올라갔습니다. 기본형 대비 체감 가격 차이가 상당했습니다.
현대 마르샤 역시 1,690만 원부터 시작하며 중상위 세단 시장을 형성했습니다. 선택 사양에 따라 가격이 크게 달라지는 구조는 동일했습니다.
결국 차량 가격은 ‘시작가’가 아니라 ‘선택 결과’로 결정됐습니다. 광고 속 가격과 실제 구매 가격 사이에는 늘 간극이 존재했습니다.
숫자로 보는 1995년, 진짜 비쌌던 이유
1995년은 자동차가 여전히 고가 소비재로 인식되던 시기였습니다. 대출 상품도 지금처럼 다양하지 않았고, 금리 부담도 컸습니다. 월급 대비 차량 가격 비율을 따지면 지금보다 체감 부담이 더 컸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라면 300원, 짜장면 2,000원이던 시절의 4,550만 원은 단순 환산으로 비교하기 어려운 무게를 가집니다. 그랜저 풀옵션은 당시 아파트 한 채 가격의 상당 비율에 해당할 정도였습니다.
결국 1세대 그랜저의 4,550만 원은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기본형 1,850만 원과의 격차, 옵션 중심 가격 구조, 그리고 시대적 소득 수준까지 모두 담긴 상징적인 금액이었습니다.
지금보다 저렴해 보이지만, 어쩌면 더 비쌌던 시절. 1995년 그랜저 가격표는 그 시대 소비의 무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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