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전기차의 함정, GV60이 ‘가성비 논란’에 빠진 이유

 

가격은 대형차, 공간은 소형차…


자동차 시장에는 오랫동안 묵시적인 기준이 존재해 왔습니다. 가격이 올라가면 차급과 공간도 함께 커져야 한다는 인식입니다.

이 공식이 깨질 경우 소비자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훨씬 냉정해집니다.

제네시스 GV60은 상품성 자체만 보면 결코 부족한 차가 아니지만, 바로 이 ‘가격과 체급의 불일치’ 문제로 인해 기대만큼의 선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숫자보다 중요한 체감 공간, 패밀리카로는 아쉬웠다


GV60은 제원상으로 보면 준중형 SUV 대비 넉넉한 전폭을 갖고 있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 덕분에 구조적인 이점도 분명합니다.

하지만 소비자가 실제로 느끼는 공간은 수치와 달랐습니다. 쿠페형으로 떨어지는 루프라인은 2열 헤드룸의 개방감을 줄였고, 트렁크 용량 역시 패밀리카로 쓰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유모차나 여행 짐을 싣는 상황에서 체감되는 불편함은 생각보다 크게 다가왔고, 이는 구매를 망설이게 만드는 직접적인 요인이 됐습니다.


“이 돈이면 한 급 위로” 가격이 만든 선택의 이동


GV60의 가격은 소형 럭셔리 전기 SUV라는 포지션에 비해 상당히 공격적으로 책정됐습니다.

기본 가격만 놓고 봐도 부담이 적지 않은데, 제네시스 특유의 옵션 구성을 더하면 체감 가격은 빠르게 상승합니다.

이 지점에서 소비자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상위 차급으로 이동합니다.

같은 브랜드 내에서도 제네시스 GV80 기본형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며, “이 돈이면 차라리 더 큰 차를 산다”는 판단이 반복됐습니다.

GV60은 이 가격 구간에서 스스로 설 자리를 좁혀버린 셈입니다.


공간도 성능도 아닌, 애매해진 타겟층


전기차 시장은 점점 명확하게 나뉘고 있습니다. 하나는 공간과 활용도를 중시하는 패밀리형 전기차, 다른 하나는 성능과 개성을 강조한 고성능 전기차입니다.

GV60은 이 두 영역 사이에 위치했지만, 어느 쪽에도 확실히 닿지 못했습니다.

가족용으로 쓰기에는 공간이 부족했고, 운전의 재미를 강조하기에는 브랜드 성향이 다소 얌전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젊은 소비자에게는 가격이 부담스럽고, 중장년층에게는 디자인이 과하다는 반응이 겹치며 명확한 타겟층이 흐려졌습니다.

잘 만든 차, 그러나 시장의 공식은 넘지 못했다


GV60은 크리스탈 스피어 같은 독창적인 디테일과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서 나오는 주행 질감, 프리미엄 브랜드다운 정숙성과 마감 품질을 모두 갖춘 모델입니다.

문제는 차 자체가 아니라,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가격 대비 가치’였습니다.

차급에 비해 높아진 가격은 기대치를 과도하게 끌어올렸고, 그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공간과 포지셔닝은 결국 외면으로 이어졌습니다.

GV60은 시장이 얼마나 냉정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이자, 제네시스 전동화 전략이 앞으로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를 분명히 드러낸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전기차 불안 끝? 1,220km 주행하는 포드 하이브리드 SUV, 중국 시장서 승부수

폭 2m 초대형 픽업, 한국 도로에 들어왔다. 괜찮을까?… 사이버트럭의 불편한 진실

완전히 달라진다… 제네시스 G90 페이스리프트 출시 시점 윤곽 (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