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아니다, 방향성이다” 중형·준대형 경계 허문 필랑트, SUV 시장에 던진 충격 질문
“팰리세이드 아래, 쏘렌토 위” 절묘한 포지션 전략…중형·준대형 경계 허문 필랑트
국내 SUV 시장은 오랫동안 명확한 구도로 흘러왔습니다.
중형은 쏘렌토와 싼타페, 준대형은 팰리세이드라는 공식이 자리 잡았습니다.
그런데 이 익숙한 구도 사이를 파고드는 모델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르노코리아의 글로벌 전략 하이브리드 SUV, 필랑트입니다.
필랑트는 단순히 차급 하나를 추가한 신차가 아닙니다. 중형의 실용성과 준대형의 존재감 사이, 그 애매하지만 매력적인 틈을 노린 모델입니다.
숫자로 보면 중형보다 크고, 체급으로 보면 준대형까지는 아닌 절묘한 위치입니다. 이 전략이 국내 시장에서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됩니다.
4,915mm 차체가 만든 새로운 체급
필랑트의 전장은 4,915mm입니다. 이는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와 현대 싼타페 하이브리드보다 분명히 길고, 현대 팰리세이드보다는 작은 수치입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중형과 준대형의 정확한 중간지점에 서 있습니다.
하지만 인상은 단순히 길이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전고를 1,635mm 수준으로 낮추면서 비율 자체를 세단처럼 다듬었습니다. 전통적인 SUV 특유의 박스형 실루엣 대신, 길고 낮은 차체를 통해 날렵한 이미지를 강조했습니다.
전면에는 발광형 로고와 그릴 라이팅이 적용됐고, 후면은 차체 상하를 분리한 구성으로 입체감을 살렸습니다. 플로팅 리어 스포일러와 와이드 테일램프 그래픽은 차폭을 더욱 넓어 보이게 만듭니다.
결과적으로 중형 SUV의 실용성과 준대형의 존재감을 동시에 노린 디자인 전략이 완성됐습니다.
2열 중심 설계, ‘패밀리’와 ‘프리미엄’의 절충
실내는 기술 중심 플래그십이라는 방향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수평형 대시보드 위로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합 배치했고, 물리 버튼을 최소화해 정돈된 분위기를 완성했습니다.
조수석 전용 디스플레이를 통해 동승자도 동일한 정보와 엔터테인먼트를 공유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이는 단순 편의 사양을 넘어 ‘공간 경험’ 자체를 확장하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특히 2열 설계가 인상적입니다. 중형 SUV보다 여유로운 레그룸을 확보하면서도, 준대형급 차체 부담은 피했습니다.
헤드레스트 일체형 시트와 소음 저감 설계는 장거리 이동 시 피로도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트렁크 공간 역시 패밀리 SUV로 활용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결국 필랑트는 크기 경쟁이 아닌, 체감 공간과 감성 품질을 앞세운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247마력 E-Tech, 효율과 출력의 균형
파워트레인은 르노 최신 E-Tech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됐습니다. 직병렬 구조의 듀얼모터 기반 세팅으로 전기모터 개입 비율을 적극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최고출력은 247마력입니다. 이는 쏘렌토와 싼타페 하이브리드의 235마력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단순히 연비만을 강조한 세팅이 아니라, 여유 있는 가속 성능까지 고려한 구성입니다.
공인 연비는 15.5km/L 수준으로 경쟁 모델과 유사합니다. 주파수 감응형 댐퍼를 적용해 노면 상황에 따라 승차감을 조율하도록 설계됐습니다. 스포츠성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정숙성과 안락함에 초점을 맞춘 세팅입니다.
출력에서 소폭 우위를 확보하면서도 효율을 유지한 점이 이 모델의 핵심 균형 포인트입니다.
4,331만 원, 가격 이상의 메시지
시작 가격은 4,331만 원입니다. 쏘렌토와 싼타페 하이브리드보다 약 400만 원 높은 수준입니다. 숫자만 보면 도전적인 가격입니다.
그러나 필랑트는 애초에 가성비 경쟁을 전면에 내세운 모델이 아닙니다. 낮고 세련된 비율, 기술 중심의 실내 구성, 그리고 도심 효율에 초점을 둔 하이브리드 세팅까지, 분명한 방향성을 가진 크로스오버입니다.
중형 SUV의 실용성과 준대형 SUV의 존재감 사이, 그 경계를 흐리는 전략. 필랑트는 단순히 새로운 선택지를 추가한 것이 아니라, “차급은 과연 무엇으로 나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시장에 던졌습니다.
팰리세이드 아래, 쏘렌토 위. 이 절묘한 포지션이 국내 SUV 시장의 판을 다시 짜게 만들 수 있을지, 이제 소비자의 선택이 답을 내릴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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